일단 이건 어떤 부대의 유선정비병의 이야기로,

어떤 군사적 비밀과도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미리 밝히는 바 입니다.

애초에 그런거 올리면 영창간다구요 영창.


공군에 입대할때까지만 해도 전 아무것도 모르고 지원했습니다.

사실 통신전자 특기병으로 들어올적만 해도 '어떻게든 컴퓨터 관련된 일을 할수 있지 않을까?'하고 지원했구요.

그런데 입대하고보니 전산은 입대할적부터 특기가 따로 존재하더군요.

망할.


결국 기본군사훈련을 받으면서 특기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가장 컴퓨터랑 관련있는건 아무레도 유선정비 특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유선정비병이 되었습니다.

사실은 컴퓨터와 큰 관련이 없고,

(물론, 다른 특기에 비해서는 조금 더 관련이 있을겁니다.아마.)

전화 설치해줄때는 UTP를 까느라 바닥을 아무렇지도 않게 기어야 하는 그런 유선정비병이요.

(UTP:인터넷 쓸때 컴퓨터에 꼽는 선 아시죠? 그 선을 UTP라고 부릅니다. Unshielded Twisted Pair를 줄인 말이에요.)

물론 개중에는 시험실로 빠져서 전화는 물론이고 IP를 관리해준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자대와서 보니 이 일을 하고있네요.

(시험실:통신업무의 중심부라고나 할까요. 케이블이 전부 그쪽으로 모입니다.전화든 인터넷 선이든. 광케이블까지 전부 그쪽에 모이지요.

'시험실'이라는것은 군 내에만 존재하는게 아니고 KT같은 사설 업체에도 존재합니다.많이들 모르지만요.

원래 통신이라는게 '아무도 신경은 쓰지 않지만, 늘 존재하고 있는 그 무언가'인것이니까요.

여러분이 모르는 사이에도 어딘가에는 새로운 케이블이 들어서서 

우리가 편하게 전화나 인터넷을 사용할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벌써 자대에 온지도 반년정도 되었습니다.

어느정도 일 할줄도 알게 되었고요.

이제는 혼자 작업 다녀도 오래걸리기는 하지만 작업은 반드시 끝낼수 있는 사람이 되었지요.

뭐, 이제 한달하고 조금 더 있으면 상병이니까요.


그래서 일기같은걸 조금 써보려고 합니다. 

아까 말한데로 저는 애초에 비밀이라던지 하는것과는 관계가 없는 사람이니까요.

그냥 시간 때우기용으로 쓰는 글이기는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아, 내가 쓰고있는 전화기에도 누군가의 노력이 들어가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해주신다면 저는 더할나위 없이 기쁠겁니다.


사실 저도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전화는 당연히 있는것'이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안되는게 되려 이상한것이라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지금은 좀 달라요.

전화기는 '연결이 되어 있어야' 쓸수 있는거니까요.

어릴적 가지고 놀았던 종이컵 전화기. 그게 발전되고 발전되서 지금에 이른것이고.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우리가 대화를 할때는 무언가 중간에서 '연결'되어 있어야 이야기를 할수 있는것은 당연한 사실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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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렘